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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생활환경의 개선과 의과학문명의 발달로 인간 수명은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연장되었고 이론적으로는 140세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노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노화과정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생활방식에 따라 노화가 촉진되거나 지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공주의 하길남 할머니와 이종남 할머니의 일상생활을 살펴봤을 때 주목할 만한 특징은 ‘소식’이다. ‘수십 년간 매끼 과식 없는 일정량의 규칙적인 식사’가 보여주듯이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소박한 식습관에 있다.

한 연구에서는 적절한 영양상태 시 칼로리 제한에 대한 동물실험 연구를 실시한 결과 필요한 열량의 40~60%의 칼로리가 공급되는 경우 가장 현저한 생명 연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생 먹을 양을 모든 실험동물들에게 분배했을 경우 더 천천히 먹을수록, 음식 소비시간이 오래 걸려 더 오래 생존했다.

칼로리 제한의 이런 드라마틱한 효과를 설명해줄 수 있는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체의 성숙, 흉선(thymus) 위축, 디옥시리보핵산(DNA) 복구 감소와 암 생성 등 노화와 관련된 대부분의 현상이 지연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완전한 지방산의 산화가 이루어져 혈액 내 케톤(ketone) 생성이 줄고, 세포막의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산 감소, 체내 지방의 감소, 인슐린 저항성의 감소를 보였다.

무엇보다 이 연구결과에서 보여주듯이 소식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식(小食)을 적게 먹는 것과 혼돈해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영양소(비타민, 미네랄, 필수 아미노산, 필수지방산 등)를 반드시 동반하면서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베타카로틴, 비타민C와 E 등의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의 섭취를 늘리고, 식기 크기를 작은 것으로 바꾸고, 20분 이상 천천히 식사하며, 과식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