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정안IC를 빠져나와 10여분쯤 지방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고속도로 교각을 사이에 둔 아담한 부락이 나온다.

지난 7일 찾은 충남 공주시 우성면 반촌리에는 마을 잔치가 열린 것처럼 시끌벅적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어르신들은 게이트볼을 치고 젊은 축에 속하는 50~60대 어른들은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교각 밑 1500평의 부지에 게이트볼장과 족구장, 배구장 등을 마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이트볼을 치던 고병래(70) 할머니는 “체육시설이 생기고 나서 동네 사람들이 수시로 운동을 하니까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 중에 게이트볼을 제일 좋아한다는 고 할머니는 3번 치면 2번은 이긴다고 자랑했다. 반촌리 여성 노인 게이트볼 팀은 공주시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반촌리는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에 의해 지난 2007년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지정돼 3년 동안 노인 휴식공원 조성, 메주 제조 노인 공동작업장 건립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시와 함께 만든 체육시설로 인해 ‘꽃내음 스포츠마을’로 알려져 있다. 67가구에 210여명이 사는데 65세 이상 노인이 52명에 달한다.

이 마을은 땅이 기름지고 토질이 좋아 벼농사 외에도 ‘정안밤’으로 유명한 밤과 마을 특산품인 ‘우성오이’로도 알려져 있다. 우성 오이는 자동화시설 하우스에 유기물 발효 퇴비를 사용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은 공주시로부터 지난해 ‘5도2촌(1주일에 5일은 도시에서 지내고 이틀은 농촌에서 보낸다는 뜻) 마을’로 지정돼 초등학생과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농촌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장수전통맛두레방’이라는 이름의 공동작업장에서 메주와 두부 제조 체험을 하고 인근 MTB장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도 있다. 오이 등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 도시와 직거래하는 사업이 활발해 농촌진흥청에 의해 ‘푸른농촌 희망찾기’우수시범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표영호 이장은 “먹을거리와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우리 마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주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