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사진) 국무총리 후보자의 ‘말바꾸기’는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열린 25일에도 계속됐다. 특히 이번엔 자신을 둘러싼 핵심 의혹인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 전날과 다른 진술을 해 논란을 확산시켰다. 김 후보자는 진술번복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지만…”, “기억이 안 난다” 등의 발언을 자주 해 여당 의원들에게서조차 ‘한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07년 4월 박 전 회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수사를 받았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무혐의로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까지 받았던 김 후보자가 이틀 연이어 열린 청문회장에선 박 전 회장을 안 시점과 관련, ‘2007년 후반기’에서 ‘2006년 가을’로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25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006년 10월3일에 박연차 회장과 공창식 행정부지사, 이창희 정무부지사와 골프를 쳤는데 맞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가을쯤 한번 했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박 전 회장을 안 시점에 대해 “2007년 이후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었다. 또 ‘지난 2007년 12월2일 김 후보자가 박 전 회장과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지 않았느냐’는 질문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전날엔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날은 “저녁은 먹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일부 시인했다. ‘김 후보자가 박 전 회장을 만나기 위해 2006년에 베트남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을)만난 사실도 없다”고 말했을 뿐 동행인 등을 추궁하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이에 따라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수사까지 받았던 김 후보자가 정작 청문회장에선 박 전 회장을 안 시점이나 평소 관계 등에 대해 말을 바꾸거나 얼버무리는 태도를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밖에 김 후보자는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 당시 10억원의 정치자금 대출과 관련해 세차례나 말을 바꿨다. 지난 24일엔 부친과 지인이 신용대출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가 자신과 부친, 지인이 함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말을 바꿨다. 그리고 25일엔 김 후보자 자신이 대출받은 사실은 다시 부인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