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지원(오른쪽) 비상대책위 대표가 박기춘 원내수석 부대표와 함께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보자들의 부적격 사유를 도표로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기자

26일로 ‘8·8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가운데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한 27일 본회의 표결과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임명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첨예해지고 있다.

야당은 이번 개각의 핵심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반면, 여권은 김 후보자를 지키겠다는 기류가 강해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이와함께 ‘낙마자’를 가려내기 위한 여야간 물밑접촉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낙마 후보 누구냐 = 민주당은 26일 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의 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우리는 싸우지 않겠다고 했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싸울 거리를 제공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일전불사 의지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와 함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반드시 사퇴해야 될 대상으로 꼽고 있다.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이 있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도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의 형평성을 감안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26일 청문회가 진행된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도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없는 인사인 만큼 사퇴 대상에 포함해야 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두 명 정도의 낙마는 감수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한두 명을 낙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야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키자는 분위기가 아직은 강하다. 여당에서는 신 후보자나 이재훈 후보자 정도를 사퇴 가능한 대상으로 보고 있다.

◆27일 본회의 앞두고 대치 = 김 후보자 낙마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된 만큼 27일로 예정돼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전에 예정돼 있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부터 반대 의사를 적극 표현할 방침이다. 박지원 대표는 “국무총리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위원장을 제외하면 여야가 6대 6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예정대로 27일에 하려면 이경재 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단독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만 가능하다. 한나라당은 일단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단독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과보고서 처리가 단독으로 된다면 본회의 파행이 불가피한 만큼 인사청문특위 단계에서부터 처리 지연이 예상되고 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