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사건이 경북 포항지역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로까지 불똥이 튈 조짐이다. 민주당은 일단 민간인 사찰 진상 규명에 화력을 집중하겠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동향인 포항지역 인사들이 영포목우회를 연결고리 삼아 인사 과정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전횡을 일삼았는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특정 지역 출신의 비선(秘線)라인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과 친목모임에 불과했던 영포목우회가 인사에 개입해 서로 도와주는 라인으로 변모한 의혹 등 두 가지 측면을 갖는다”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사찰의 주역으로 지목된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경질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신건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박선숙·이성남·우제창·조영택·이춘석·이윤석·백원우 의원 등이 포함된 ‘영포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영포목우회 명단 및 활동 내용 파악 등에 나섰다.

민주당이 영포목우회를 단순한 친목모임 이상으로 바라보는 이면에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박 차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포항 출신의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경북 영덕 출신의 이인규 지원관을 통해 민간인 사찰을 지휘했다는 것이다.

영포목우회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08년 11월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있었던 송년회가 언론 보도를 타면서부터다. 당시 이 자리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병석·강석호 한나라당 의원, 박승호 포항시장,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