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 중앙청사 별관 입구에서 한 직원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얼굴을 가리고 있다. 곽성호기자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사건’이 5일 국무총리실 자체 조사결과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등 3명을 직위 해제하고 이들을 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의해 실시된 민간업체 불법압수수색, 사건 당사자인 민간인 김종익(56)씨 거래처 압박, 총리실장 보고 없이 직인 도용 등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권한이 없다고 판단, 이 지원관 등 관련자 4명을 수사의뢰키로 했다.

조원동 총리실 사무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보 당시 김씨의 조사대상 적격 여부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민간인을 상대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총리실이 민간인 사찰 사건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총리실 조사단은 이 지원관이 민간인 사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이 지원관과 김씨를 조사한 점검1팀장과 조사관 등 3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또 이들 3명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직위 해제했다. 조 사무차장은 “피조사 대상기관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자료를 징구받을 경우 조사대상 적격 여부에 대한 확인이 엄중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홀했다”면서 “적어도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경찰에서 파견된 조사관을 포함, 조사팀 4명이 형법상 직권남용, 강요, 업무방해 등의 불법행위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단에는 조사 권한이 없다고 판단, 명백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조 사무차장은 “조사대상 4명 중 파견 경찰관은 2008년10월 이후부터 공직윤리관실에 근무하게 된 만큼, 민간인 조사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이 경찰관은 직위해제 대상에서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운찬 총리는 지난 6월22일 민간인 사찰 사건 조사를 지시했고, 6월30일 또다시 “총리실이 주도해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총리실은 지난 2일부터 이 지원관을 대면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의혹이 해명되지 않고 있는 영포목우회와의 관계 등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금명간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