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이 5일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한 내부조사결과를 발표,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등 3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이 지원관을 포함한 관련자 4명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키로 한 것은 파문확산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인다. 총리실이 사건 전모를 파악할 권한이 없는데다 조사에 여러가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사기관의 수사여부에 따라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야당측이 이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한 박영준 국무차장과 이 지원관의 관련성 및 영포목우회의 연관성 등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이 없어 논란은 확산될 조짐이다.

◆ 총리실의 조치내용 = 총리실은 야당측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사건에 대해 “공직윤리지원관실측 관계자만의 진술을 토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고 전제한 뒤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보 즉시 사건 피해자 김종익(56)씨의 조사대상 적격 여부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민간인을 상대로 조사가 이뤄졌다는 게 그 이유다. 총리실은 이어 “김씨가 민간인임을 확인한 후 이뤄진 수사당국에 대한 수사의뢰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통상적인 업무범위내인가 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은 이와함께 “형법상 직권 남용, 강요,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야당 의혹제기 묵묵부답 = 총리실의 이날 발표는 그러나 야당이 제기한 이 지원관과 영포목우회 관련성과 청와대 지침관련의혹에 대해선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에서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사실상 청와대 지휘를 받아 활동해온 사정 조직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는 물론 총리실장, 국무차장, 사무차장의 지휘관할을 벗어나 있었다는 점이다. 야권은 또한 이 지원관이 포항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영포목우회와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공직윤리지원관실 40여명중 17명이 특정 지역 출신인사”라면서 “영포 게이트의 진상을 총리실이 제대로 규명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