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운찬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심각한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곽성호기자

정운찬 총리가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세종시 수정안이 급속히 동력을 잃게 되자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표명을 했으나 이 대통령은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9일 진행된 정 총리와 이 대통령의 주례회동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방선거 후 진퇴를 고민하는 정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청와대가 반영해야 한다는 건의를 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까닭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주례회동에 대해 일반적인 국정사안이 논의된 일상적 자리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과 정 총리의 주례회동에서 세간에서 관심을 끌고있는 쇄신안 건의 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2시간 반 동안 나로호 발사관련 보고, 월드컵 개최 안전 관련 대책, 홍수 재해 안전대책 등이 논의됐고 정 총리는 나로호 발사 현장으로 가기 위해 일찍 일어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방선거 이전부터 선거승패에 관계없이 이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중도실용 정책을 보강해야하고 이를 위해 청와대 등 여권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해 왔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간 정 총리는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세종시 수정안 관철 등을 위한 국정활동에 주력해왔다”면서 “지방선거후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 사의표명을 한 상황인데도 청와대 인적 쇄신이 미뤄지며 민심과 유리되는 현상이 나타나자 정 총리가 주례회동자리를 빌려 민심수습차원에서 국정쇄신 및 청와대 인적 쇄신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일 이 대통령과 정 총리의 주례회동 후 독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언론이 ‘전면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퇴 할 것’이라는 ‘거사’가 불발됐다고 보도한데 대해 정 총리는 10일 주변인사들에게 “완전한 소설”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사설 보도에 대해 총리실의 한 핵심인사는 “정 총리는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워 차기 대선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가진 분이 아니며 무책임하게 내각을 흔들 분도 아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총리 의중과 관련된 일부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