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밖의 국정쇄신 요구에도 불구하고 ‘마이 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월까지 인적 진용개편과 국정쇄신책에 대해 깊이 성찰한 뒤 ‘근원적 종합처방전’을 내놓겠다는 당초 예정사항이 변함없다는 뜻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이 대통령은 근본적인 고민을 통해 시간을 갖고 국정운영 방식을 전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문화일보 6월7일자 1·3면 참조)

이 관계자는 “이후 제시되는 근원적 처방에는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를 제대로 추진하고, 민심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세대교체와 같은 정치권 요구를 반영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특히 “8월 이후 대폭의 인적쇄신이 예고된 상황은 2개월여 동안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부 일각에서도 “민심수습은 타이밍의 예술이 필요한 고도의 정치행위다”, “국정쇄신은 8월에 하더라도 인적쇄신은 지금이라도 빨리 해야 한다”, “일손이 안잡힌다” 등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요지부동인 데는 대략 두 측면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임기응변식으로 ‘땜질’하듯이 장관과 청와대 수석 몇명을 바꾸는 즉자적 대응을 통해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급하다고 호들갑을 떨 수는 없으며 흔들림없이 뚜벅뚜벅 가야할 때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 처방을 만들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을 오랜동안 보필해온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게 남이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참모는 “더구나 야당까지 나서 정치적 공세로 쇄신하라는데 밀려서 하는 모습은 이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