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그룹의 핵심인물들이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대거 입성함에 따라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국책사업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들중 상당수가 정부의 국책사업에 대해 강경한 반대입장을 공약했고 이를 도정에 반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측은 일단 이번 ‘6·2지방선거’를 통해 지역 민심이 ‘세종시 원안추진 세력’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당선자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해 충남도민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민심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간 만큼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전체 유권자의 80%에 달하는 절대 다수가 세종시 원안 사수파인 안희정, 박상돈 후보에게 표를 던진 만큼 정부가 백기투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세종시 건설과 관련된 대부분의 인허가 및 감독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갖고 있어 충남도지사가 행정권한으로 수정안을 저지하는 것은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안 당선자측은 지방하천 점용허가권 등을 갖고 있는 연기군수와 공조할 경우 세종시 건설에 일정 정도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는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경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을 환경 대재앙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해 예의를 갖추되 원칙과 소신을 갖고 (정부와)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우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당선자 역시 내년까지 2조원가량이 투입될 금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준설토 야적장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행정권한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보색채의 이들 당선자들이 이념적으로 현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과정에서 쌓인 ‘한’까지 겹쳐 자칫 투쟁일변도의 도정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전 = 김창희기자 chki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