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에서는 기존 정치지형과 권력구도를 감안할 때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나와 주목된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으로 간주된 부산과 강원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각각 1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린 것도 눈길을 끈다.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비록 낙선했지만 무려 44.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허남식 당선자(55.42%)와 차이가 10%가량에 불과하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지금까지 역대 야권 후보의 최고 득표율은 36.7%로 199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얻은 기록이다. 부산지역에서 노 전 대통령 지지세력을 포함한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광재(53.83%) 민주당 후보가 아나운서 출신으로 지명도가 높은 이계진(46.16%)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것도 눈길을 끈다. 강원지역이 전통적인 보수 진영 텃밭으로 천안함 사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이 당선자가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되는 정치적 상처를 입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후보가 TV토론회 등을 통해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를 줄였고, 천안함 사태가 오히려 한나라당에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해 한나라당 불모지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운천 전북지사 후보는 18.2%, 정용화 광주시장 후보는 14.2%, 김대식 전남지사 후보는 13.3%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사상 첫 직선 여성교육감이 부산에서 탄생한 것도 이례적이다. 임혜경 당선자는 2007년 5명이 출마한 사상 첫 부산시교육감 직선에서 3위를 차지한 뒤 3년동안 준비, 이번 선거에서 영예를 안았다.

광주 =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