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초 천안함 침몰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절차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는 중국·러시아를 감안하면, 제재결의보다는 북한을 규탄하는 일반결의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측은 내다보고 있다.

31일 유엔 헌장과 유엔 안보리 규칙에 따르면 국제문제의 유엔 안보리 논의는 통상적으로 이해당사국 등이 유엔 주재 대사를 통해 의장국에 서한을 전달하면서 개시된다. 정부 역시 이번주중 이같은 방법으로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사건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이 접수되면 의장국은 관련 문서를 회람시키고, 이사국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의사일정을 협의한다. 의장국은 한달에 한번씩 순번제로 돌아가는데, 6월 의장국은 멕시코다.

이후 과정은 어느 형식의 결정을 추진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엔 안보리 결정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유엔 헌장 7장의 비군사적·군사적 제재를 담고 있는 제재결의, 제재내용은 담지 않되 북한을 강력 규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이는 일반결의, 그리고 상임·비상임이사국 15개국의 ‘만장일치’를 전제로 한 의장성명 등이다. 정부는 어떤 선택이 더 효과적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반결의나 의장성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하면 내용 수위가 더 높은 일반결의가 1차적 목표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결의 채택을 위해서는 상임이사국 5개국 전원을 포함, 총 9개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부담이다.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아예 결의 채택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내용의 수위가 낮은 의장성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의장성명이 격이나 내용 수위에서는 가장 낮지만 의장성명이 이사국 전원의 동의를 얻었다는 점에서 정당성은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향후 안보리 이사국들의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최종 형식과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결의냐, 의장성명이냐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안보리 15개국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