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유인물들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하철 등 공공장소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에도 ‘천안함 의혹’ 유인물들이 대거 부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가 모호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지하철 1호선 신길역 등 지하철과 공공장소에 ‘천안함의 진실을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부착한 오모(48)씨를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오씨는 A4용지 2장의 유인물과 첨부한 CD에서 “천안함 사건은 함체가 전진하여 기뢰를 빨아들이면서 암초에 부딪혀 폭발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북이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또 “이번 군의 조사 결과가 잘못된 것이라면 우리는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오씨의 유인물은 단정적인 표현을 쓰기보다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발췌해 의혹을 제기한 수준이어서 형사처벌하기가 어렵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은 명예훼손의 대상이 없어 공공장소에 유인물을 무단으로 첩부한 경범죄로 처리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에는 ‘천안함 사건 짜맞추기 결과 믿을 수 없다’는 제목의 유인물이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대량 유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아파트 단지나 지하철역 주변에서 유인물이 수십장 발견됐고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유인물들이 배포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이 유인물들이 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