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천안함 46용사’ 유가족들이 13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해웅사에서 49재를 올리고 있다. 해군 제공

“슬픔을 다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제는 편하게 보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49재가 거행된 13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해웅사. 천안함 희생장병인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52)씨는 눈물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나씨는 “가족들이 각자 일상생활에 적응도 못하고 있는데 49재를 위해 다시 평택에 왔을 때는 마음도 무겁고 실감도 안 됐다”며 “그러나 다들 ‘우리 장병들이 휴가만 안 나왔지, 계속 바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지난 3월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지 꼭 49일째 되는날이다. 49재에는 46용사 중 29명의 유가족 170여명과 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용사들의 넋을 달랬다. 불교 의식인 만큼 모든 희생자 유족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장례식이 엄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49재였지만 유가족들은 이제 슬픔을 가슴에 묻고 차분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49재는 오전 9시쯤 본행사를 앞두고 원혼을 씻기는‘대령관욕’을 시작으로 부처님께 봉양을 올리는 상단불공, 법회에 참석한 대중의 복덕을 축원하는 중단권공 등의 염불이 진행되며 시작됐다. 10시30분쯤부터는 유족들과 주요 내빈들의 헌화와 헌향으로 본행사가 시작돼 함원용 해군 제독의 추도사가 낭독됐다.

이날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49재에 참석하지 않은 유족들은 개별적으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49재를 열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고 박경수 상사의 한 유족은 “49재는 불교 사찰 측에서 주최한다고 해서 참가할 사람만 가는 것으로 정했다”며 “우리 식구는 오늘 현충원으로 찾아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희생자 유족 중 기독교 가정은 가정마다 따로 추도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 발생 100일째가 되는 오는 7월3일에는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100일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나재봉씨는 “12일 유족들 회의에서 앞으로 가질 100일 추모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종교행사 형식보다는 유족들이 다같이 모여 대전현충원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준희·현일훈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