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신사업을 발표한 삼성그룹이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의료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의약 및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마땅한 계열사가 없는 상황이어서 독자적인 사업진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문화일보 5월11일자 1·3면 참조)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각 계열사는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사업 진출을 확정한 이건희 회장의 결정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투자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은 특히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 분야에 모두 3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을 계획이지만, 이를 주관할 마땅한 계열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 분야에 대한 M&A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바이오 및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M&A를 통한 사업확장을 배제한다고도 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신성장동력 산업을 위한 ‘스마트 프로젝트’에 삼성전자와 함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앱지스와 제넥신 등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과 15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시밀러 제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도 삼성이 취약한 부분으로, 이건희 회장은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의료기기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마크로젠과 바이오니아, 솔본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이 M&A에 나설 경우 국내기업보다는 세계시장 진출이 용이한 글로벌 기업이 인수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자금력이 되기 때문에 5000억∼1조원 가량의 글로벌 기업을 인수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