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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의 자백에 따라 전모가 거의 드러난 부산 여중생 이모양 피살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과제는 성폭행 및 살해와 관련된 물증 확보와 정확한 살해 시점, 여죄 유무 캐기 등으로 모아진다.
김은 14일 오후 범행의 전모를 털어놓았지만 경찰은 여전히 이(13)양에 대한 김의 범죄를 뒷받침할 보다 확실한 물증 확보는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양 살해와 관련, 김이 “가방에 넣어 이양의 사체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만큼 가방과 시체 유기에 사용된 도구, 그리고 성폭행 및 살해 과정에 쓰인 도구가 있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는지를 밝혀야 한다.
김이 머물며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했던 장소가 모두 50m내였다는 점에서 경찰은 이 지역에 대한 증거 조사를 통해 자백을 뒷받침해야 한다.
납치 사건 당일 김이 이양과 함께 있었다고 진술한 무속인 집에는 끓여 먹은 라면냄비와 매트 등 김의 흔적이 나왔지만 현장 보존이 잘 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이지 않은 김의 진술도 구체적으로 받아 완성시켜야 한다. 경찰 검거 직후 3일 동안 계속 부인하던 김은 5일째인 14일‘내가 죽였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건의 얼개가 완벽하게 재구성된 것은 아니다.
목격자의 존재와 경찰 진술로 드러나기 시작한 이양에 대한 사망 시점도 더 분명히 밝혀야 할 과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부산법의학연구소가 16일 정밀 부검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도 김의 소지품 가운데 여성 스타킹과 여아용 털장갑 등이 발견돼 여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김이 다른 여성이나 여아를 상대로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는지도 경찰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16일쯤 부산법의학연구소의 정밀 부검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범행 현장과 사건 당일 김의 동선 등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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