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천호대로에 설치한 자전거 전용도로가 제 구실을 못하면서 교통체증만 유발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서울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천호대로 자전거도로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답십리역과 군자교를 지나는 자전거는 각각 평균 72대와 35대로 나타났다. 시간당 6000 ~ 7000대의 차량이 지나는 시간에 사실상 한 개 차로가 텅 비는 셈이다.

또 답십리역 삼거리와 군자교 등 근처 곳곳에 자전거도로가 끊겨 있는 데다 차량으로부터 자전거를 보호하는 펜스나 규제봉이 아예 없는 구간이 있는 등 111곳에서 자전거 통행이 방해를 받고 있어 자전거 이용자 보호도 미흡하다고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이 자전거도로는 기존 차로 하나를 자전거 전용으로 바꾸는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편도 5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버스(버스중앙차로제 운영)와 자전거에 각각 내주다 보니 정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천호대로는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이고 이곳 자전거도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구간 중 가장 길어 의미가 있지만 수요 예측과 사후 모니터링 등이 부족하고, 도로 폭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차량 진출입구를 최소화하면 차량 통행과 자전거 이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