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인도·스위스 순방에 이 대통령의 딸과 외손녀가 동행한 데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의 논평을 놓고 청와대가 “이번 인도 방문은 인도측에서 비공식적으로 가족동반을 요청했다”고 정면 반박한 데 이어 우 대변인이 다시 “유례가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반박하고 나선 것.

우 대변인은 27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동행한 가족의 경비는 자비로 부담할 것이란 청와대측 해명에 대해 “가족의 경비를 순방 뒤 자비로 부담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면 친척들을 다 데리고 가서 나중에 경비만 부담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며 “순방에 가족을 데려간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대통령 특별기에 자리가 빈다면 세일즈 외교에 필요한 기업인이나 장관을 더 태워야지 가족들을 태우고 갈 여유가 어디있느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 관례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서도 우 대변인은 “대한민국 관행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 나라 역대 대통령 중엔 단 한번도 데리고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의 경우도 가족을 데려갈 때는 현지 민속체험을 하는 등 순방국과 우호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서 돌리는데 이번 경우는 그런 것 없이 그냥 놀러간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 뉴욕 방문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 가서 가족들이 어떤 외교일정을 수행했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인도 뉴델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에 동행한 가족의 경비는 자비로 부담토록 돼 있다”며 “지난 2008년 페루 방문 시에도 따님이 동행했고, (사후정산을 통해)자비부담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상외교에서 대통령의 가족동반은 국제적인 관례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며 “일례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08년 한국, 중국 등을 순방할 때 딸은 물론 동생 부부까지 동행했고,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칠레 대통령은 노모와 동행했다”고 말했다.

뉴델리 = 김상협기자, 민병기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