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와 원유공급 계약 조건에 합의를 보지 못한 러시아가 벨라루스 정유공장들에 대한 원유 제공을 중단했다. 벨라루스는 독일 폴란드 등에 원유를 공급하는 주요 수송로로 지난해와 같은 유럽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31일 열린 벨라루스와의 협상이 결렬되고 올 초 재개된 협상도 실패함에 따라 원유 제공을 중단했다고 3일 밝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는 협상 내내 전례없는 압박을 가했다. 중단 조치는 양국의 경제 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대부분의 원유는 정제 과정을 통해 유럽으로 수송된다. 세계 최대 송유관중 하나인 드루즈바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하루 4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받아왔다. 독일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분의1, 폴란드는 4분의 3을 벨라루스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벨라루스 나프탄과 모지르 정유공장에는 약 1주일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원유 재고량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에서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원유 수송은 현재까지 별다른 차질을 빚지 않고 있으나, 독일과 폴란드는 2007년 1월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비슷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자국의 일부 정유공장에 원유 공급이 끊긴 점을 우려해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양국은 원유 수송세 등을 포함한 새로운 가격 체계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주변국들에 수년간 낮은 가격으로 에너지를 제공해왔기 때문에 이제 정상적인 시장 가격으로 공급 조건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