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허약남은 보지 마세요.”

‘교수와 여제자’. 제목부터 끝없는 상상을 펼치게 하는 이 연극이 공연의 인기만큼이나 ‘불안한’ 만원사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배우의 전라 연기가 무려 10분가량이나 펼쳐지는 이 연극은 공연 초반부터 ‘외설’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말 공연 중 아찔한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대학로 한성아트홀 공연에서 맨 앞줄에서 지켜보던 40대 후반의 남성 관객이 무대로 돌진해 여배우를 껴안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지요. 여배우 최재경(20)씨가 “지루하셨죠? 교수님, 벗을 게요”라며 옷을 벗자 무작정 달려들었다는군요.

해프닝은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공연 초기에도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이 전라장면을 지켜보다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답니다. 얼마 전에는 최씨가 객석의 노신사에게 야릇한 제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꽃다발 속에 “사별한 아내의 젊은 모습과 똑같다”는 사연과 함께 뜻밖에도 고액의 수표가 함께 들어있었던 거죠. 극단 측은 “여배우의 연기생활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적혀 있기는 하지만 워낙 거액이라 받을 수 없다”며 이 노신사를 수소문 중입니다.

알몸 연기에 대한 부담과 잇단 돌발 사고를 맞은 주연배우 최씨는 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하루하루가 가시밭 같네요.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험난한 이 세상에서 모든 게 너무나 부족한 제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연기밖에 없습니다. 저를 연기자로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블로거 ‘명승부’는 “저도 한번 ‘작품성’을 보러 가고 싶은데, 30대 이상만 관람이 허용되는 나이 제한에 걸려서…”라며 아쉬움을 삼켰고, 네이버 지식iN에는 “교수와 여제자 다운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다운 안됩니다. 전라로 출연하는 여배우 때문에 카메라나 캠코더 반입이 불가합니다”라며 친절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40대 중반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작품을 선정성이라는 잣대로만 바라본다면, 자칫 성적 장애를 극복해가는 중년 남성들의 행복추구권을 방해할 염려도 있다”며 ‘예술의 치유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뉴스팀=노득균기자 roh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