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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좋다고 하는 사업보다 자기가 더 잘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8일 “이제 우리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경영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이고, 바깥으론 글로벌 시장과 고객을 더 깊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진 기업들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시장경쟁 패러다임에 균열이 생기고, 틈이 보이기 시작한 이때가 대한민국에는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 기업들이 우리만의 새롭고 독특한 가치를 글로벌 시장의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때 선진 기업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그저 그런 기업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색산업과 정보기술(IT) 혁명, 그리고 IT의 진화 분야에서 유망한 사업 기회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기술과 시장 수요의 변화가 워낙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래 신성장동력이라고 해서 개별 아이템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경향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신성장동력 역시 철저히 사업적인 관점에서 판단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김 원장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사업이 아니라, 자기가 이 사업을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악의 상황에도 버틸 기초체력은 있는가 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난 1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원화 가치 절하에 따른 수출 경쟁력 증가, 중국 경제의 선전, 그리고 정부의 결단력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제 환율에서 베일이 걷히고 민얼굴이 드러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걱정과 기대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생존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절박하게 매달려왔는데, 우리 기업들은 혹시 환율의 단맛에 취해 내부적으로 알게 모르게 거품을 키워온 게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감한 투자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고전한 이유가 지나치게 망설이다 주력 업종에서 투자 타이밍을 놓친 점이라는 것.

김 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출구전략’과 관련, “경기 부양에 따른 과열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내년에도 금융완화와 재정확대 등 경기확장 기조는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김만용기자 mykim@, 사진 = 심만수기자 pan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