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길들이기를 통해 여론을 다독이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6일 7개 시중은행 고위 임원들을 전격 체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찰은 지난주 7개 은행을 폐쇄 조치한데 이어 이날 해당은행 고위 임원들을 전격 체포했다. 이들 중에는 정권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개 은행은 정부 조사를 받은 뒤 정부소유 국유화 은행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은행들이 부정대출과 폭리편취 등을 일삼아 왔다며 이들을 처벌한 뒤 해당 은행을 국유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1999년 집권한 이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공언해온 차베스 대통령으로서는 정권과 밀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온 신흥 재벌들이 정치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으로서는 일부 자산가들을 단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중들의 인기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자본가및 신흥 재벌들에 대한 체포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미 부유층 인사 27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이중 해외에 머물고 있는 9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체포협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야당은 차베스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인사들에 대해서는 결코 체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의 체포 움직임을 ‘정치쇼’라고 비난하고 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