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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녹색이 화두다. 정부가 17일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감축하는 방안을 확정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저탄소를 근간으로 하는 녹색은 이제 세계의 중앙과 지방정부는 물론, 기업과 스포츠 구단, 문화계와 개인에 이르까지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생존전략이 됐다.

저탄소·녹색 기치를 높이 든 나라로는 8년간의 공백을 깨고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된 다자간 무대에 복귀한 버락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의 미국이 꼽힌다. 이미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 온 유럽은 온실가스를 무역에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은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정부가 되기 위해 경쟁 중이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 내 ‘마스다르시티’는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세계 최초의 탄소 제로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HSBC그룹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금융 기관을 비롯, BP 등 석유화학기업과 DHL익스프레스 등의 운송서비스 회사는 물론, 미국 프로농구(NBA)를 필두로 한 스포츠계도 탄소 저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이 많은 국내 기업에서도 탄소 감축을 두고 사활이 걸린 전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2013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LG전자, SK에너지, 현대기아차 그룹 등 대부분의 기업이 녹색경영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함께 2013년까지 총 570만그루 나무심기와 숲가꾸기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흡수원을 확충키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녹색이 세계의 화두로 등장하자 저탄소와 녹색을 소재로 한 기업들의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총 107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발광다이오드(LED), 전기차, 대체에너지(태양광, 풍력, 수소 등), 바이오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기업들이 들썩이고 있다. 녹색 성장 관련 테마가 주식시장에 퍼지면서 녹색산업의 성장성에 올인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출판계도 에너지와 탄소 절감, 녹색 성장 등을 위해 개인의 일상과 사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녹색 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담북스가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의 도전’(임은모 지음)과 ‘제5의 물결, 녹색인간’(이진우·이은주 지음)을 동시 출간한 것을 비롯, 지난 한주 동안 ‘녹색성장, 녹색직업, 녹색인재’(권대봉 지음, 박영사), ‘피터 센게의 그린 경영’(피터 센게 외 지음, 현대경영연구원 옮김, 비즈니스맵), ‘자발적 탄소시장’(리카르도 베이온 외 지음, 이정아 옮김, 모색), ‘리스크 테이블’(한삼희 지음, 샘터) 등의 책들이 나왔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