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성형관련 의료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얼마 전에는 부산의 모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성형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환자의 사망까지 불러온 이번 사태가 병원 내 감염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병원 내 안전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태다.

의료전문가들은 “모든 수술이 그렇듯 ‘살균소독시스템’, ‘마취안전성’ 등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 의료사고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안전한 수술을 위해 병원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환자 본인이 ‘안전시설’을 사전 점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성형수술 전 안전·청결시스템 점검 =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병원의 할 일이지만 환자도 ▲병원 내 어떤 시설들이 갖춰져 있는지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 방에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는지 ▲집도의가 전문의인지 ▲수술 후 마취 회복실에서 안전하게 깨어났는지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현재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은 미용효과, 비용 등의 사항에 대한 점검은 당연시하게 여기지만 안전시설에 대한 비교, 점검은 철저하게 하지 않는 편이다.

실제 아이디병원이 2009년 8월 내원환자 478명을 대상으로 ‘성형 고려 시 고민되는 문제’에 대해 조사 분석한 결과 ‘수술 후 미용 효과’, ‘비용’, ‘회복기간’ 등은 85%에 달한 반면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15%에 불과했다. 특히 수술 후 ‘외모 만족도’가 가장 많아 51%에 달했다.

환자들은 안전은 병원이 알아서 책임질 것으로 생각하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병원 내 안전시설은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병원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의료업계의 지적이다. 수술 시 감염을 줄이려면 수술실 내 청결은 물론이고 의료장비 소독, 환자와 의료진의 청결 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 마취과 전문의는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함께 해야 = 수술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마취과 전문의의 병원 상주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중 마취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특히 성형외과에서 전신마취와 관련된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다. 해외에선 개인병원의 전문마취 수술을 엄격히 제한하는 데 반해 국내 실태는 이와 크게 다르다. 국내 마취과 전문의는 3000여명 정도로 의료계 전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800여개 성형외과 중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하는 병원은 100여 곳에 달하지만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5개 내외이다. 나머지 90% 이상의 병원은 수술 시 출장 마취과 의사(프리랜서)에 의지하는 상황이다.

마취과 전문의는 마취제를 잘못 사용할 위험성과 더불어 수술 중 환자 혈압과 체온 등의 변화를 비롯한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근육이 이완되는 마취제를 쓸 경우 수술 직후 기도확보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환자 상태를 미처 체크하지 못하면 기도폐쇄 방치로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따라서 성형외과 수술 시 마취과 전문의의 상주 여부는 중요한 안전기준이 된다.

아이디병원 마취과전문의 김계완 원장은 “전신마취의 경우 반드시 전문의가 수술 전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적절한 마취제를 사용하고, 수술 중에는 산소포화도, 심혈관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환자의 의식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환자 1인 당 마취과 전문의 1명이 전담 관리하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박상훈 아이디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대표원장, 김계완 아이디병원 마취과전문의 원장＞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