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05년 350책으로 완간된 ‘한국문집총간’ 정편과 이를 DB로 구축해 한국고전종합 DB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화면(작은 사진). ‘한국문집총간’ DB 전용 이미지 뷰어를 통해 ‘홍재전서’(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문집)의 원문 이미지와 원문 텍스트, 번역문 텍스트를 한 화면에서 검색할 수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계원필경집’(최치원)·‘퇴계집’(이황) 등 우리나라 역대 문집의 정수가 망라된 국내 최대 원전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연내 완료된다.

한국고전번역원(원장 박석무)은 중국의 ‘사고전서(四庫全書)’와 비견되는 ‘한국문집총간’ 정편 663종 350책(약 1억6500만자)의 디지털판이 올해 완간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정편 350책 가운데 95%인 330책의 디지털화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20책도 연말까지 끝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문집총간’ 속편 17책에 대한 DB도 올해 구축된다.

행정안전부의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의 하나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한국문집총간’ DB 구축사업에는 올해 약 20억원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총 70억원이 투입됐다. 경(經)·사(史)·자(子)·집(集)의 4부가 모두 망라된 ‘사고전서’가 총 7억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집부만 모은 ‘한국문집총간’의 방대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백한기 고전자료센터 팀장은 “‘사고전서’ DB는 표점(標點·구두점 등 현대식 문장부호 찍기)도 안 돼 있으며 목록집인 총목제요(總目提要)만 활용할 수 있는 반면, ‘한국문집총간’ DB는 표점과 목차는 물론, 해제까지 구축돼 있어 DB 품질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문집총간’ DB가 고품질을 자랑하는 것은 무엇보다 1차 정리된 자료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문집총간’은 지난 1985년부터 정부의 ‘고전국역사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우리나라 역대 인물 1270명의 문집을 수집해 영인·표점을 비롯, 목차·색인·해제 등의 전문적인 가공작업을 거쳐 간행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고전적 정리사업의 결과물이다.

2005년 정편 663종 350책이 완간된 데 이어 오는 2012년까지 속편 150책을 더해 총 1270종 500책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여기에 검색 속도와 정확성에서 구글이나 야후의 웹문서 검색엔진에 뒤지지 않는 국내 기술진(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자전문 검색엔진 크리스탈(KRISTAL)을 탑재하는 등 정보기술(IT) 강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접목시켜 한국학을 세계화한 인문정보 DB로 평가받고 있다.

원문 이미지와 원문 텍스트, 번역문 텍스트 등을 동시에 입체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개발한 ‘한국문집총간’ DB 전용 뷰어(viewer)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문집총간’ DB 구축과정에서 수집·정리된 1만5000여자의 한자 정자(正字)와 이형자(異形字), 이체자(異體字)에 관한 정보를 이체자정보검색시스템으로 개발해 한국고전종합 DB 홈페이지(http://db.itkc.or.kr)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문집총간’ DB는 한국학 관련 논문을 비롯, 출판 분야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매달 평균 4만∼5만여명이 이용하는데 이 중 15% 정도가 외국에서 접속한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의 이집트 등지에서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추진하고 있는 유교의 모든 전적을 집대성한 ‘유장(儒藏)’ 편찬과 관련, ‘한국문집총간’ DB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서정문 한국고전번역원 사업본부장은 “‘한국문집총간’ DB는 자료의 망라성이나 검색 및 재현 능력 등의 측면에서 한국 인문정보의 유일한 DB라고 할 수 있다”며 “2012년 ‘한국문집총간’ 속편 완간에 맞춰 DB 구축을 완료하기 위해선 매년 20억원 수준의 꾸준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