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회를 즐기던 민간인 6명의 실종으로 이어진 ‘9·6 임진강 참사’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북측의 예고 없는 방류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참사를 불렀다”며 정부의 보다 단호한 대응에 방점을 둔 데 비해 진보 성향 단체들은 “당국 간 대화와 합의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은 “북한 측의 원인 제공으로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만큼 최근 남북 간 화해모드와는 별개로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해 조사도 없이 넘어가지 않았느냐”며 “북한 관련 사고에 대해 정부가 정확히 따지고 넘어가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대표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부가 원칙을 세우고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댐 방류는 북한이 계속 얘기해 온 ‘우리 민족끼리’라는 수사와 맞지 않는다”며 “남북 간의 특수한 관계를 떠나 문명사회의 상식과 순리에도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북측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데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정부의 안이한 대응도 질타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아무런 통보 없이 황강댐을 방류해 사고가 난 것인 만큼 북한의 잘못은 분명하다”면서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임진강 수계 공동관리) 문제가 논의됐었는데 이후 중단됐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자 간 대화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팀장은 “북한에서 어린이 시신이 떠내려온 것으로 볼 때 이번 사태를 북한의 수공(水功)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남북 대화의 전제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할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재발 방지 대책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버들·채현식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