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6일 예고없이 4000만t에 달하는 강물을 방류, 6명의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면서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북측의 이같은 일방적인 행보는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매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남측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원칙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9·6 임진강 참사’는 안타깝지만 예견된 사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남측이 2005년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임진강 수해 방지와 관련된 합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북측이 당해 연도에만 합의했고 이후에는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북측이 남측의 사전통보 요청을 거부한 명분은 ‘군사 보장’. 2005년 9월에는 대남 전통문 회신을 통해 임진강 상류에 설치된 4개의 4월5일 댐이 물이 차면 자연 방류되는 ‘무넘기 언제’여서 방류계획을 통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으로도 북측이 ‘협조’하지 않는 한 임진강 수해는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는 셈으로, 이번 기회에 북측의 ‘수공(水功)’ 가능성에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남북간 공동협력 없이는 남도, 북도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련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로 인한 남측의 인적·물적 피해는 만만찮다. 가장 가까운 인명피해는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에서 북한군 초병의 사격을 받고 숨진 박왕자씨다. 8월13일 억류 136일만에 풀려난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8월29일 30일만에 송환된 ‘800 연안호’ 선원 4명 등도 북측이 남측 국민의 신변을 정치적인 사건으로 활용한 경우다. 또 북측이 개성공단 출입·체류를 제한했다가 지난달 해제한 ‘12·1 조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상당한 피해를 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남측 정부의 미지근하고 부적절한 ‘무원칙’ 대응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씨 사망에도 불구, 정부는 아직까지 북측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있다.

현대아산 직원 유씨는 북측의 조사과정에서 강압에 의해 허위자백서를 쓰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정부는 136일간 유씨의 정확한 소재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잘못을 하고도 오히려 당당한 북측에 끌려가는 모양새로, 앞으로 원칙에 입각한 당당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