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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가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에는 뙤약볕 속에서도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캐나다, 말레이시아, 핀란드 등 32개국 주한 외국 대사 및 사절이 국회 분향소를 찾았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이날 저녁 9시쯤 빈소를 찾았다. 이 전 회장은 “감사하다”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인사에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인사등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이병순 KBS 사장 등 언론계 인사들도 조문했다.

●…이희호 여사는 21일 저녁 9시를 넘겨서까지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여사는 오전 두차례, 오후 한차례 분향소를 찾아 아들들과 함께 조문객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였다. 땀을 닦아가며 조문객을 맞이한 이 여사는 “앉아 계시라”, “그만 쉬시라”는 주위의 권유에 고개를 젓기도 했다.

●…빈소에는 늦게까지 야간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만 해도 20~30분 정도 기다리면 분향을 할 수 있었지만, 저녁 10시 현재 조문객 수가 1500여명으로 늘어나 1시간~1시간30분 줄을 서야 영정앞에 설 수 있었다.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조문단이 가져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화는 김 전 대통령 영정사진 오른쪽에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화 사이에 놓였다. 왼쪽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의 순으로 조화가 배치됐다.

●…경찰은 보수단체들의 돌발시위나 장례방해행위 등에 엄정 대응키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 경찰관 경계강화 비상근무 지시를 내렸으며 23일 영결식장과 국립서울현충원 등지에 경찰 140여중대 98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를 담은 책자가 배포되자 조문객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2만여부를 찍은 일기장을 받으려는 조문객들이 국회 본청 계단 앞에 50~100ｍ 정도 늘어서기도 했다. 한 50대 남성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기록된 신문기사를 영정 앞에 바쳤으며, 또 다른 조문객은 40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제단에 올려놓았다.

●…뉴스채널 CNN 웹사이트에는 슬픔에 잠긴 한 어린이의 목소리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 빈소 표정 등이 담긴 UCC 한 편이 올라와 전세계 누리꾼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 UCC의 제작자는 ‘꼬마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인 조너선 리(12·한국명 이승민)군으로 지난 2007년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밤나무심기 사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전국 181개 공식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21일 오후 6시까지 총 26만18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지역별 조문객은 서울 5만6354명, 광주 3만6995명, 전남 7만7392명, 전북 2만780명, 경기 2만373명, 부산 7205명, 대전 5500명 등으로 나타났다. 분향소는 16개 시·도에 22곳, 시·군·구 지역에 159곳이 설치됐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