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0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SK텔레콤 CRM센터에서 한 직원이 영상통화를 이용, 청각장애인과 수화로 상담을 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1…지난해 11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모양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모에 대한 원망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다. 당시 죽음의 문턱까지 간 김양의 마음을 되돌리고 목을 매려고 준비한 끈을 내려놓게 한 것은 휴대전화를 통한 문자상담이었다.

#2…청각장애인인 김모씨는 올 2월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려고 했으나 장애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었다. 다급해진 김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이동통신사의 영상고객센터로 연락, 수화로 상담원에게 위급 상황을 전할 수 있었다.

#3…지난 6월 정모(6)군을 낯선 곳에서 잃어버린 가족은 정군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정군의 소식은 ‘모바일 미아찾기’ 서비스를 통해 전 국민의 휴대전화에 전송됐고, 이를 보고 신원을 확인한 한 보호시설의 연락으로 정군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제는 전 국민의 소통수단이 된 이동통신과 인터넷이 이처럼 긴급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고 가족을 지키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사교육 문제 해결사는 물론이고 군부대와 국민 간의 막힌 담을 허무는 역할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전판 역할 ‘톡톡’=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문자 상담 서비스인 ‘청소년 모바일 상담’의 경우 무료 단문메시지(SMS)를 통해 24시간 고민을 상담할 수 있어 하루평균 1000여명이 이용한다. 이를 이용하는 청소년 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만4842명에서 1년새인 2008년에는 6만1743명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24시간 휴대전화로 자살이나 학교폭력 등과 같은 민감한 얘기도 신변 노출의 부담없이(휴대전화 번호 네자리만 공개) 상담할 수 있어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용자 4700만여명을 대상으로 SMS를 보내는 ‘모바일 미아찾기’ 서비스 역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통 3사 가운데 SK텔레콤의 경우 2004년 5월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 6월 현재까지 총 345명의 정보를 발송했으며, 이 중 19명을 찾는 성과를 올렸다. 정부는 2007년 4월 어린이 유괴나 실종시 이통 서비스를 포함, 전광판·방송·포털 등 총 18개 기관의 매체를 통해 관련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 제보를 이끌어내는 앰버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총 122명에 대한 경보가 발령됐으며 그 가운데 71명을 찾을 수 있었다.

KT·LG데이콤·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TV(IP TV) 3사 역시 지난 7월 경찰청과 협약을 체결, 8월 안으로 어린이 유괴나 실종 시 관련 정보를 전파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KT와 GE헬스케어코리아는 또한 심장마비 발생시 응급조치를 하고 이통 서비스로 관련 의료기관에 알리는 응급 의료 솔루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현재 서초구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에스원과 함께 각 집의 보안장치에 무선모뎀을 연결, 이통망을 통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P TV, 사교육 문제 해결사로 = 내년부터는 일선 교실과 부대에 IP TV가 보급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만1000여 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인터넷 속도를 종전보다 5배 높이고 연내 전용 셋톱박스 보급을 시작해 내년 3월부터는 IP TV 교육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20일부터 민간 유명강사의 강의를 ‘IP TV 라이브 교육방송’ 채널을 통해 전국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또 강남구청의 인터넷 수능방송 총 1326편을 무료로 지난 5월부터 방송하고 있다.

방통위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에 IP TV 이용료를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에 IP TV 공부방을 설치하는 사업을 연내 10개소를 시작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방통위·국방부는 4월 KT 컨소시엄을 시범사업자로 선정, 지난 10일부터 격오지 부대를 중심으로 IP TV 병영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서비스는 각종 콘텐츠는 물론이고 영상면회를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군부대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도현 방통위 융합정책과장은 “IP TV가 특성상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총아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교육환경 개선을 비롯해 재택근무·원격회의 지원은 물론 안방 안의 파출소나 동사무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