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북한의 미국 여기자 석방은 6자회담 중단 등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해결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극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북핵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중단된 6자회담의 조기 재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홍콩 펑황(鳳凰)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정부는 이 문제가 적절하게 처리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각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6자회담은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각국은 대화와 협상으로 북핵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난관에 봉착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우발적으로 발생한 여기자 사건이 북·미관계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도 이 문제를 적절하게 이용했고 미국도 이 문제를 통해 북한의 의도 파악이라는 수확을 얻게 됐다”며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진징이(金景一) 중국 베이징(北京)대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물론 북핵문제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김 위원장과의 회동으로 당장 모든 것이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서로의 의중을 헤아린 만큼 북핵 문제 교착국면 돌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간 대화가 재개되면 6자회담을 통한 중국의 중재 역할이 좁아질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최근 미국에서 열린 제1차 미·중 전략과 경제대화에서 보듯 북·미관계는 큰 틀의 중·미관계에 그리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북·미 양자간의 대화는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까지는 아직도 더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6자회담 조기 재개 기대를 경계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