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한국인에게도 ‘책임있는 자리’가 주어져 조직을 이끌 수 있게 된 것은 곧 우리 사회가 ‘열린 사회’가 됐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28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이참(55)씨는 “한국에 매료돼 귀화한 사람으로서, 내가 느꼈던 한국의 매력을 외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맡게 돼 감회가 깊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한국에는 관광자원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곳곳에 자연풍광은 물론이고 역사의 향기가 스며 있는 매혹적인 곳들이 많다”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이 지리산인데, 갈 때마다 새로운 맛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연경관도 빼어나지만 한국의 정신 문화도 경쟁력있는 콘텐츠”라며 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등을 이용한 관광 활성화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아무래도 외국인들과의 접촉이 수월해지지 않겠느냐”며 “국제기구 등과 접촉하는 일을 해본 경험으로 미뤄 보면, 보통 자신과 닮은 사람들에게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얼굴만 다를 뿐 파주에 (내가 묻힐) 묏자리까지 봐놓은 한국 사람”이라며 “기업체의 자문 등의 경험이 풍부해 한국 조직문화의 장단점을 많이 경험했다”고 덧붙엿다.

1954년 독일에서 태어난 이씨의 본명은 베른하르트 콴트. 독일 마인츠시 구텐베르크대에서 불문학, 신학을 공부했고 미국 인디애나주 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종교 단체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1978년부터 정착했고 1986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이후 방송 활동과 함께 한양대, 성신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 이명박 후보 대선 캠프 한반도대운하특보, 예일회계법인 고문 등을 역임했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