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랑, 그린(Green)은 우리 피죤의 DNA입니다.”

이주연(45) 피죤 부회장은 지난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8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회장께서 지난 세월 수많은 혁신이 있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혁신이 있을 거라면서 그러나 단 두가지만은 변치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환경사랑과 고객사랑”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피죤 창업주인 이윤재 회장의 장녀다. 서강대 영문학과를 수석입학해 졸업한 뒤 미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마케팅 실장, 관리 총괄부문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7년 부회장직을 맡아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일반적인 경영활동은 물론 제품을 통해서도 이 같은 가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왔다”며 “이 같은 노력은 작지만 끊임없는 실천 속에 사회의 큰 변화의 단초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피죤은 올 들어 ‘그린 아이디어’라는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정량의 세제를 쓰고, 물의 온도를 낮춰 에너지 낭비는 물론 환경오염도 줄이자는 캠페인이다.

“싱가포르가 도심 건물 옥상에 농장을 만들어 야채를 재배하면서 도시 녹화는 물론 에너지도 크게 줄였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연구소의 아이디어로 온 도시가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는데 작은 실천이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오는지 절감했습니다.”

작은 체구지만 환경과 경영을 이야기할 때면 이 부회장의 눈은 다부진 의지로 가득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이었다고 생각되는데 하루는 미국의 유명한 살균 세정제 제조사 회장이 우연히 회사에 들렀다가 ‘무균무때’ 상품을 보더니 백지수표를 내놓으며 제조법을 사겠다고 한 적도 있다”며 제품에 얽힌 비사도 털어놨다.

“사실 무균무때는 그냥 제품이 아닙니다. 재독 탈북 과학자로 유명한 궁리환 박사가 대덕연구단지 조성 때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와 피죤과 함께 개발한 비법을 토대로 제품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당시 회장께서 그런 제품을 백지수표와 바꿀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이 부회장은 “세제회사이다 보니 환경오염에 대해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의 오해가 많은 편”이라며 “흔들림 없는 실천으로 이같은 오해를 녹이고 친환경 경영의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