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5일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의 대미(大尾)는 녹색성장 선언과 이례적인 각료성명이었다. 각료이사회가 글로벌 위기 이후의 경제성장을 위해 녹색성장 전략 추진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번 녹색 메시지는 한국의 대외적 위상과 관련해 세 측면의 의의가 각별하다.

첫째, 한국이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래 13년 만에 의장국을 맡은 첫 회의였고, 6·25 녹색성장 선언 역시 이명박 정부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선진국 클럽 OECD의 각료이사회 주재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이며, 선언 채택과 관련해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도 “한국 정부가 자국 경기부양책의 80%가 녹색성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을 회원국들에 숙지시켜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둘째, 한국이 주도한 각료성명이 2001년 이래 첫 케이스이며, 나아가 회원국들에 구속력을 지닌 선언 8개항을 도출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셋째, 가장 중요하기로는 선진국 클럽에 ‘그린 코리아’의 면모를 각인시켰다는 사실이다. 각료이사회를 이끈 한승수 국무총리도 정보기술(IT) 강국→녹색기술(GT) 선도국으로 나아가는 성장 패러다임 변화를 설명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녹색성장 선언은 이젠 한국의 의무 영역이 되고 있다. ‘녹색성장과 국민복지’를 주제로 26일 개최한 아산사회복지재단 창립 32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은 “20세기 산업화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이룬 저력을 바탕으로 21세기 ‘그린 코리아의 기적’을 이룩해야 하는 시대적 명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이래 ‘녹색기술 발전’을 100대 국정과제의 제79항으로 적시해온 이 정부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녹색성장을 선도할 책임이 그만큼 무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