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병춘 경호과장이 26일 오후 얼굴을 손수건으로 감싼 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로 향하고 있다. 김해 = 곽성호기자

지난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산행을 동행한 이병춘 경호과장이 현장에 있었다면 경호 수칙상 함께 몸을 던졌을 것이라는 전직 경호관들의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청와대 경호처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5년의 재임기간 등을 통해 익힌 경호수칙을 감안하면 이모 경호관이 현장에 있었다면 몸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일부러 따돌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호관이 결과적으로는 “경호 대상자와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경호수칙을 어기기는 했지만, 현장에 있었다면 이 수칙에 따라 함께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 특히 이 경호관은 1990년대초 군 특채로 청와대 경호처에서 근무하면서 경호 10년이 훨씬 넘은 베테랑인 만큼, 경호 수칙이 몸에 익어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게 청와대 경호처 출신 전직 경호관들의 설명이다. 이 경호관은 지난해 5월 봉하마을로 발령받았고, 올해안에 현지 임무를 마치고 청와대 경호처로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에는 10여명의 경호관이 파견돼 있으며, 24시간 노 전 대통령을 경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이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기간은 퇴임 이후 7년까지다. 또 이 경호관이 당초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개인적인 두려움뿐 아니라, 조직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