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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장소와 일정이 확정되면서 관계기관들이 27일부터 본격적인 영결식 준비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재청은 이날부터 영결식장으로 결정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 영결식 공간 마련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행안부 등은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로 인해 광화문에서 흥례문 쪽으로 약 60m 떨어진 지점까지 쳐진 울타리를 최대한 광화문 쪽으로 당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흥례문 앞뜰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과 경복궁 안에 들어가면 처음으로 나오는 흥례문 사이의 공간이다.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영결식, 지난해 건국 60주년 기념식 등 국가 주요 행사가 거행된 적이 있는 이 곳에는 광화문 해체 과정에서 나온 석재, 복원공사에 필요한 석재, 흙더미 등이 쌓여 있었다. 행안부는 28일까지 공사 장비와 자재를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공간 확보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영결식장 설비와 자리 배치가 시작된다. 흥례문 바로 앞에 가로 27.2m, 세로 6m 크기의 제단이 만들어지고 내·외빈 등 참석자들이 앉을 의자는 제단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배치된다. 제단은 노 전 대통령 영정(가로 2m, 세로 2.5m)과 향로, 초, 흰 천과 국화로 장식된다. 제단 양 옆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고, 제단과 내·외빈석 사이에는 사회자석과 약력 보고, 조사 등을 하기 위한 연단이 놓인다.

영결식 당일 조악대가 조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운구차가 도착, 공식 행사가 시작되면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연주와 약 2분간의 고인에 대한 묵념이 이어진다. 뒤이어 고인 약력 보고, 장의위원장 조사, 종교 의식, 영상 상영, 헌화가 진행되고 국군의장대의 조총 의식으로 영결식은 마무리된다.

영결식 참석 인원은 2000~2500명 수준으로 제한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건국 60주년 행사에는 7000명까지 입장했지만 그 때보다 광화문 복원 공사가 많이 진행돼 공간 제약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장의위원회 측은 영결식장 현장에 못 들어오는 시민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을 영결식장 주변에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영결식 당일인 29일 ‘갑호 비상’ 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경복궁 인근 광화문사거리 등 차도를 통제할 예정이다. 경찰은 운구차 등 장의행렬이 통과할 수 있도록 추모객들의 차도 진출을 막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광화문에서 서울시청 앞에 이르는 세종로·태평로 구간 양측 인도에 폴리스라인을 칠 예정이다. 추모객들은 폴리스라인 안쪽 인도에서 장의행렬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영결식 당일 운구행렬이 경복궁에 진입하려면 광화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광화문사거리 등 차도는 시민에게 개방할 수 없다”며 “노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인근 차도는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채·권로미기자 haasskim@,
김해 =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