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러시아, 우크라이나, 필리핀, 중국 등이 앞다퉈 돼지고기 수입중단 조치를 내린 가운데 국내 수입중단 조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돼지고기를 통해서는 인체에 감염될 우려가 없어 수입중단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경우 수입중단을 전격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2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대한양돈협회,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교수 등 전문가들은 27일 긴급 회의를 열고 멕시코·미국·캐나다산 등 3개국 수입중단 건의의 과학적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바이러스 검사만으로도 충분히 강화된 조치라고 판단해 수입금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박현출 농식품부 식품산업본부장은 “양돈협회에서 수입중단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전문가들은 ‘돼지고기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H1N1바이러스는 생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면서 “돼지고기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데 수입중단 조치는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과 청와대 등에서도 이와 관련, 초기에는 수입중단의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으나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지금은 중단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장기윤 농식품부 동물방역팀장은 “돼지고기에서 SI가 나올 가능성은 없으며, 나온다면 즉각 반송·폐기조치할 것”이라며 “돼지고기 수입규제가 정당성이 있는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