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하면서 각 병·의원과 학교 등도 긴급 대책을 마련하느라 초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으로부터 방역지침을 하달받은 각 보건소는 방역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 관할 병·의원 환자들을 상대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단체급식이 이뤄지는 일선 학교들도 관할 교육청의 지침 아래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8일 인천국제공항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SI 증상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센터 관계자는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여행을 가는데 문제가 없느냐는 문의가 어제 하루에만 100통이 넘게 왔다”며 “국내 감염 의심환자가 나온 오늘 아침에는 1시간도 안돼 20여통의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각 보건소들도 이른 아침부터 SI 감염 여부를 묻는 전화와 몰려드는 환자들로 비상이 걸렸다. 서울 서초구보건소 건강관리과 방역팀 관계자는 “SI는 어떤 증상이 있는지, 중남미 지역을 방문했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등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보건소 방역팀 관계자는 “증상이 없어도 물어보는 사람이 많고 멕시코 등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일반적인 감기 증상을 앓던 사람들도 문의를 해올 정도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보건소는 SI 관련 안내판을 새로 설치했으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방역 모니터요원 20여명을 지정, 관할 병·의원과 학교 등 일선 현장에 투입했다.

각급 학교들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서울시내 초·중·고교들은 시교육청이 27일 긴급 하달한 SI 관련 전염예방 긴급 지침을 토대로 예방책을 추진하고 급식 메뉴 등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윤영준 동대문중학교 교감은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나 광우병 파동때 급식 메뉴에서 닭고기와 쇠고기 메뉴를 줄였던 것처럼 돼지고기 메뉴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익혀서 먹으면 위험하지 않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재화 홍은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들에게 SI 예방을 위한 가정통신문을 보낼 계획”이라며 “학생들을 상대로도 SI 감염 예방을 위한 보건교육을 추가로 편성하는 등 예방교육에 각별히 신경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용권·채현식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