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북한의 임박한 로켓발사문제와 관련,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할 경우 한국에 역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과잉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향후 며칠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대화창구를 열어놓기 위해 개성공단은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려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로켓발사에 대한 이 대통령의 군사적 대응반대 발언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요격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것과 맥을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 로켓에 대해 요격하겠다는 일본정부의 결정과 관련,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반대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로 북한을 대하고 있다”면서 “최종목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고 남북간 공존하자는 것이므로 강경대응이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북한이 자꾸 극단적인 방법을 쓰면 추가적인 협력문제는 아무래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짧게는 북한의 협상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북한이 알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9일 “북한의 로켓이 하와이를 향하거나 하와이 등지를 향한 것처럼 보이는 미사일이 있다면 그것(요격)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그런 일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이같이 밝힌 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수단보다는 경제제재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