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30일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임박한 북한의 로켓 대응문제에 대한 비군사적 대응원칙을 밝혔다.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북한이 미사일 혹은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한데 대해 일본은 요격 입장을 공식 표명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6자회담 멤버인 중국, 러시아도 반대 입장이다. 우주발사체라고 주장 하지만 탄도미사일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았으면 순수한 우주 발사를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이 격추하겠다고 한 것은 미사일이 일본 영해에 떨어질 것에 대비한 자국민 보호 차원이다. 일본 자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반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반대한다.”

―북한의 발사에 대해 일본이 요격을 시도했으나 실패할 경우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런 문제 지적이 있을 수는 있다. 일본도 이런 부분을 다 전제로 해서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본다.”

―좀 더 능동적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생각이 있는가.

“북한의 핵 검증문제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데 그것이 남북관계하고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본다. 북한이 원하는 진행절차와, 북한을 제외한 다른 6자국의 요구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았기 때문에 결렬 된 것이다. 남북관계가 좀 경직되었다는 사실과 핵 프로그램 진행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는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로 북한을 대하는 것일 뿐 과거보다 경직된 정책을 펴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또 북한의 식량지원 등 인도적 측면에서는 가능하면 다른 것과 연계하지 않고 지원할 자세도 되어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든지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가.

“우리의 최종 목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고, 남북 간 공존하자는 것이므로 강경대응이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놓기 위해 개성공단은 유지해 나가려고 한다.”

―북한의 사태를 바라보면 과연 그 종착점이 어디가 될 지 관심이 가는데 북한변화에 대한 구상은.

“결국 최후의 목표는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평화적 통일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서로 평화를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것이다. 북한에 어떤 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중국에 의해 점령된다든가 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의 유고시에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같은 국가들과 밀접히 협력할 것이다.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으며 우리는 항상 대비하고 있다.”

―내일 당장 김정일 위원장이 죽거나 아니면 북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든지 하면 한국과 미국, 또는 중국이 서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런 계획 마련되어 있는 것인가.

“지금 언급한 그런 시나리오는 가정할 수는 있지만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의 하나로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수많은 개혁법안들이 국회에 막혀 있는 것을 보면서 외국인들과 투자자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개혁법안들을 표결에 붙여 강행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 정치 상황을 보면 굉장히 문제점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야당도 이런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내부적으로는 이해를 하고 있다. 그래서 보기보다는 덜 심각하다. 실질적으로 위기가 오게 되면 (명분없이 혹은 반대를 위해) 반대하는 것을 국민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개혁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표결에 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는 표결로 결정하는 쪽으로 가야하고, 또 그렇게 갈 것으로 예측한다.”

―민주적 절차가 작동하고 있다면, 소수 야당과의 합의보다 그냥 표결하는 게 좋지 않느냐.

“과거 군사독재정권 때에는 정치권의 소수가 표결을 통하지 않고 저항하고 투쟁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번에는 선거를 완벽하게 민주적으로 치렀지만 과거의 전통이 아직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아직도 정치 부문에서는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판단하려 한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