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조달난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시 고조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한 듯 서둘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위험 상승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금융기관들의 외자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올 1월1일 375bp(1bp=0.01%포인트)였던 산업은행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6일 424.2bp까지 상승했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 조달 금리와 CDS 프리미엄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조달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정부 보증을 통한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실제 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3월 위기설’ 역시 금융기관들의 해외조달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3월에만 주요 대기업과 시중은행을 비롯, 12월 결산법인 126개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외국인 주주들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회수해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외화조달 지급보증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 지급보증 수수료율을 현재 보증잔액의 100bp에서 70bp로 낮추겠다고 이날 밝혔다.

정기준 재정부 재정기획과장은 “독일과 뉴질랜드 등에서도 최근 보증수수료율을 인하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과 외화차입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임대환·음성원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