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3개월간 유지해오던 1000~1200선의 박스권 장세가 무너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문화일보가 대신·삼성·미래에셋·HMC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급락장세에 대응하는 주요 증권사 투자 전략을 진단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일 증시 급락세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꼽힌다. 또 해외 악재인 동유럽 경제불안과 미국을 포함한 해외증시 급락 등도 외국인 매도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2원 오른 1466.7원으로 개장했으며 새벽에 마감한 미국증시는 3, 4%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 약세,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불안 등이 환율 상승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환율이 곧 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해 매도세로 돌아선 것도 시장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가 1000선이 붕괴될 경우 전문가들의 투자전략은 엇갈린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악화되는 경제지표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강한 반등세가 연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를 우량주의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연기금 등 대기 매수세가 양호해 코스피지수가 1050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수가 박스권 하단으로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주인 전기전자, 자동차 등 대형 우량주의 저가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지수 하락은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본격적인 조정으로 지난 2008년 10월처럼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현 지수대(1100선)에서는 주식을 매도하고 추가하락 가능성을 염두해둔 보수적인 전략을 가져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