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전세계적인 불황의 그림자 속에 웃을 일이 없던 국민들은 지난 주말 19세 소녀의 몸짓에 잠시나마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또 경기 도중 엉덩방아를 찧고도 다시 일어나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모습에서는 가슴 찡한 감동도 느꼈다.

IMF 당시 박세리가 연못 속에서 기적을 쏘아올리며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것처럼 ‘피겨여왕’ 김연아(19)가 새로운 ‘희망메신저’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불황일수록 긍정적이고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가 늘어나는 현상을 반영하듯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 최정상에 선 김연아를 모델로 한 광고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현재 김연아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는 KB국민은행, 현대자동차, 나이키 등 3개 기업이다. 또 광고 계약을 맺은 업체는 매일유업, 삼성하우젠, LG생활건강(샤프란, 라끄베르), 아이비클럽, P&G(위스퍼) 등이고, 김연아와 관련된 상품을 파는 라이선스 계약도 제과업체 뚜레주르와 보석전문 제이에스티나, 유니버셜뮤직 등 세 곳이나 된다. 특히 지난달부터 공중파 광고를 시작한 현대자동차와 삼성하우젠은 ‘김연아 신드롬’의 최고 수혜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미 1년 계약 광고의 출연료가 7억~10억원에 이르는 특A급 모델인 김연아는 지난해 광고 매출만 4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광고시장의 ‘연아 사랑’은 지난 주말 4대륙 대회 우승과 다음 달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내년 밴쿠버올림픽을 거치면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김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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