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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요정’ 김연아(19 · 군포 수리고)가 환상적인 연기로 생애 첫 4대륙 피겨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간 그녀를 괴롭혀오던 ‘트리플 룹(루프)’ 점프가 또 한번 말썽을 부려 아쉬움을 남겼다.

김연아는 7일 오후 2시 40분경(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계속된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며 116.83을 받아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점수 72.24와의 합계 189.07로 당당한 1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 순위로는 3위이며 이번 시즌 최저점이다.

김연아에게 있어 4대륙 피겨선수권 금메달은 처음이다. 2위는 자국에서 경기를 치른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183.91)에게 돌아갔으며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에 머물렀던 아사다 마오가 프리스케이팅에서의 선전을 앞세워 176.52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에 따라 김연아는 이번 시즌 그랑프리 1차 ‘스케이트 아메리카’와 그랑프리 3차 ‘컵오브 차이나’에 이어 시즌 3번째 대회 금메달을 수확하게 됐다.

지난 5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72.24를 받아냈던 김연아는 이날 여자피겨선수 역사상 최초의 200점 돌파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샀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점프가 다소 흔들리며 200점을 넘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아의 발목을 잡은것은 장기 점프였다.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어탠션’ 마크가 붙었던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 컴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고 높게 뛰어냈지만 또다시 ‘어탠션’마크가 붙어 아쉬움을 남겼다.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두번째 점프 트리플 룹이었다. 김연아는 총 6종류의 점프중 룹 점프시 다소 빙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점프에 비해 다소 룹 점프 실패률이 높다. 이때문에 프로그램에서 룹점프를 빼고 더블 악셀을 집어 넣어 대응하기도 했던 김연아는 이번 4대륙 피겨선수권에서 트리플 룹을 다시 넣어봤지만 랜딩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빙판에 손을 짚은 김연아는 다소 밸런스를 잃은 듯 뒤이은 점프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룹-더블 룹 컴비네이션점프가 다소 흔들렸다. 그결과 트리플 러츠와 더블 룹점프가 동시에 다운그레이드 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 기본점수가 8.80이었던 컴비네이션 점프가 3.70으로 깎였고 감점도 0.48이 있었다.

나머지 연기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우아했던 스파이럴은 레벨4를 받았고 플라잉싯스핀도 레벨4를 받았지만 플라잉컴비네이션 스핀은 레벨2를 받는데 그쳤고 직선스텝과 체인지풋컴비네이션스핀도 레벨3을 받아 프리스케이팅 3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편 쇼트프로그램에서 57.86이라는 저조한 점수로 6위에 머물렀던 아사다 마오(19)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118.66 (기술점수58.58, 프로그램 구성점수60.08) 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 점수로는 1위의 점수다. 이로써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과의 합계점수 176.52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사다 마오는 자신의 첫 점프였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컴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며 좋지 않은 시작을 했다. 공중으로 뛰어 올라 2회전을 하고 내려온 아사다 마오는 뒤에 덧붙여야할 더블 토룹 점프는 하지 못해 점수를 많이 잃었다. 결국 이것은 1회전으로만 처리되어 단 0.80을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두번째 단독 트리플 악셀은 성공, 가산점 0.60까지 보태 8.80을 받아냈다. 또 플라잉싯스핀, 스파이럴, 체인지풋컴비네이션스핀에서 모두 레벨4를 인정받아 좋은 점수를 받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프레 올림픽’의 형식으로 치뤄진 4대륙 피겨선수권을 훌륭하게 치뤄낸 김연아는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다시 돌아가 오는 3월 23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2009 세계피겨선수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