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이 꿈입니다.”

28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의 안산공고 특설링에서 개막된 제35회 전국권투신인왕전에 학교 교사나 현역군인 등 이색참가자들이 글러브를 끼고 사각의 링 위에 올라 화제다. 경기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맡고 있는 이훈재(32·안산 이철형체육관)씨는 웰터급에 출전, 이날 비록 판정패했지만 “챔피언의 꿈을 버리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경인교대를 졸업한 이씨는 3년 전 임용고시에 합격해 간절히 원했던 교단에 서게 됐고 결혼도 했지만 7년 전부터 시작한 복싱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고 챔피언의 꿈을 조금씩 키워왔다. 매일 하루 2시간 이상씩 글러브를 꼈고 마침내 2005년 프로복싱 테스트에도 당당히 합격했다.

육군 기갑사단 중사인 정진욱(32·김광선체육관)씨는 이날 슈퍼밴텀급에 출전, 군인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4회 52초 만에 화끈한 KO승을 거둬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씨는 30일 8강전을 치른다. 현역 의경으로 슈퍼라이트급에 출전한 박홍주(22·한남체육관)씨도 대회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이색 참가자.

박씨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단 14일 동안 체중을 7kg 줄이면서 몸을 만들었다. 결과는 4라운드 판정패. 박씨는 경기를 마친 후 “비록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후일 재도전해 반드시 신인왕에 오르겠다. 복싱에서의 챔프는 중학교 시절부터 내 꿈이었다”고 말했다. 프로복서 등용문인 신인왕전은 31일까지 예선, 2월 12~13일 준결승을 거쳐 26~27일 이틀 동안 결승전이 치러진다. 최우수선수는 상금 500만원, 우수상과 KO상 수상자는 300만원과 200만원을 각각 받는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