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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폭력방지특별법에 대해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반드시 법을 만들어 국회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학계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도 13일 특별법 가안을 의원총회에 보고, 공식 당론으로 채택키로 하는 등 법안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법제화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초안 규정중 일부를 삭제했다. 가안에 따르면 특별법상 범죄행위 구성요건을 신설키로 한 초안 규정과 국회 회의장 안과 건물 안의 차등 처벌 조항을 빼기로 했다. 단 같은 범죄에 대해 형법보다 무거운 형량을 적용하는 가중처벌 원칙은 그대로 유지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별법 제정 실무자인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만한 내용을 뺀 것일 뿐 국회 폭력에 대한 가중처벌 원칙이 변한 건 아니다”며 “세계적 조롱거리가 돼온 국회 폭력 사태를 꼭 근절시켜 국민께 더이상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법 제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이 아니다. 13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해지면 19일 공청회를 통해 법안 내용이 확정된다.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안을 상정할 방침이지만 당장 해당 상임위원장이 민주당 의원인데다 야당의 반발이 거세 상정 자체가 불투명하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별법 추진은) 한나라당이 또다른 입법전쟁을 앞두고 야당을 입막음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폭력사태의 원인 제공에 대한 얘기도 없이 한나라당 맘대로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 자체 더 큰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올해가 국회 폭력 근절의 원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효종(국민윤리) 서울대 교수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뒤늦게 국회 폭력을 처벌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국회 폭력 근절에 대한 의지를 앞장서 보여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폭력 근절은 여야가 정치적으로 다툴 문제가 아닌 만큼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중근 바른사회 시민회의 사무처장도 “이번만큼은 정파 싸움에 밀려 유야무야되지 않도록 시민사회가 지켜볼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회 폭력을 완전히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