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9일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 회복되기까지 예상보다 더 깊은 침체의 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이날 발표한 미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생산감소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시경제에 각종 정책을 공급하고 있으나 경제회복때까지 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OECD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내년에 마이너스 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010년에는 1.6%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에 대해 ‘경제상황이 빠르게 호전되지 않는 한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전제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반드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OECD는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자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으나, 장기 효과를 보면 이 같은 방식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도 이날 ‘지구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세계 경제가 0.9% 성장에 그치고 전체 무역량도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예상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그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의 저스틴 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라고 밝혔다.

신흥국과 개도국 타격도 심각해 지난해 평균 7.9% 성장한 것이 내년에는 4.5% 밑으로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개도국 투자가 크게 위축돼 지난해 13% 증가한 것이 내년에는 증가율이 3.4%에 그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원유가격이 내년에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본 반면 식품가격은 23%가량 떨어지고 금속도 전세계적 경기침체 영향으로 약 26%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