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제작사와 방송사, 스타급 연예인 간에‘출연료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불황에 따라 방송 광고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방송사들이 드라마 제작 편수를 급격히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사와 드라마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환경을 정상화하기 위해 천정부지로 높아진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스타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연료 하향 조정 방침은 시장 논리상 먹혀들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신현택)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의 연장 방송 4회분을 촬영하면서 회당 1억7050만원의 출연료를 요구한 박신양에 대해 무기한 드라마 출연 정지, 방송사에 ‘쩐의 전쟁’ 제작사인 A프로덕션에 대한 편성 금지 요청 등을 의결했다. 김승수 드라마제작협회 사무총장은 “드라마 제작비가 회당 1억5000만원인데 박씨가 1억7050만원을 요구한 것은 드라마 제작 현실을 무시한 것이며,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이사회 결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박씨에 대한 드라마 출연 정지 처분을 놓고 네티즌들의 반론이 들끓었다. 네티즌들은 “‘쩐의 전쟁’ 시청률이 30%를 넘으니까 아쉬워서 데려다 드라마 촬영을 해놓고 이제 와서 고액 출연료 타령이냐”고 비판했다.

박신양 문제가 돌출된 것은 드라마제작사와 방송사, 스타급 연예인 간에 출연료 전쟁이 이미 시작된 데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앞서 드라마제작사와 방송사는 이달초 1억원에 육박하는 스타급 연예인의 회당 출연료를 1500만원 수준으로 낮추고, 연예인 등급을 현행 18등급에서 25등급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을 논의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현재 드라마 제작비의 60~70%가 스타급 탤런트 출연료로 지급되는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세트와 현지 촬영이 엉망이 되고, 드라마 제작기간이 짧아지는 등 드라마 수준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 연기자들이 출연료를 독식하다보니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나오는 재벌 회장의 저택에서 주인공 이외의 조연급 연기자는 찾아볼 수 없는 비상식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비 중 출연료 비중을 현격하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타급 연예인들은 대부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권상우, 송승헌 정도가 출연료 자진 삭감 방침을 밝혔을 뿐이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