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감원·실업’ 태풍

8 ~ 10월까지 실업률 3.5%… 1년來 최고치

글로벌 금융 위기로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도 감원과 실업 태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홍콩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감원 바람은 특히 금융·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일어나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HSBC가 이미 550명, 골드먼삭스가 100명, DBS은행이 450명,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100명, 그리고 AIG의 홍콩 자회사인 AIA가 700명의 직원들에 대한 감원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접한 중국 대륙의 광둥(廣東)성의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센터라인(中原)과 리카코프(利嘉閣) 등 부동산 중개업체도 각각 500명과 400명에 대한 감원에 나섰다.

홍콩 언론들은 금융과 보험, 부동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감원 바람이 불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무역회사들 역시 감원과 임금 삭감, 폐업을 하고 있어 홍콩의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회보(文匯報)는 한 인력 컨설팅업체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홍콩 기업의 74%가 보너스 등 각종 비용 지급을 줄일 계획이며 26%가 감원을 계획하고 있고 16%는 연봉 동결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같은 감원의 여파로 홍콩의 실업률도 급상승 중이다. 홍콩 통계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의 실업률이 3.5%를 기록해 최근 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홍콩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금융 위기와 실물경기 악화로 실업률이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기업의 감원과 신규 채용 중단 등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부단히 상승해 5%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중문대 아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실업에 대한 두려움을 물은 결과 근로자의 10%가 “매우 두렵다”고 답했고 34%가 “두렵다”고 답하는 등 44%가 실업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 위기가 홍콩 경제를 강타한 지난 1998년의 조사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홍콩 당국은 실업률 상승을 막기 위해 100억홍콩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특별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에 쓴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홍콩 당국의 방침에 따르면 해당 중소기업들은 최고 100만홍콩달러까지 대출을 받고 이중 50만달러까지 신용 회복에 사용할 수 있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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