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소문이 기업을 잡고 있다. 하지만 악성루머는 계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힘든 기업들이 최근 근거 없는 악성루머와 유언비어로 휘청이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회사 경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악성괴담이 뒤통수를 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증권가와 금융권, 건설업계에 떠돌고 있는 괴소문의 심각성은 검찰 수사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업에 치명타를 입히는 악성괴담들이 ‘특정 기업에서 또 다른 기업’으로 옮아가며 확산되고 있는 것. 괴소문은 증권가 메신저와 정보지(찌라시), 일부 인터넷 매체 등이 마구잡이로 활자화하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한 건설업계 임원은 “악성루머는 사실무근일지라도 일단 정보지 등에 오르내리면 금융권의 돈줄죄기로 이어진다”며 “흑자부도나는 회사들 상당수가 악성괴담에 잘못 대응했다가 속절없이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악성괴소문이 계속되는 것은 불확실한 경제환경과 투명성이 부족한 회사경영 등도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기에는 다양한 ‘설’이 양산되면서 악성루머로 발전하는 경우도 나온다. 대주단(채권단)이나 회사가 적극적인 경영설명회, 정보공개 등을 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악성괴소문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괴소문으로 인해 고통받은 기업들중 대형 기업들은 적극 해명하거나 기업설명회, 당국의 수사요청 등으로 대응하지만 작은 기업들은 또 다른 괴담이 이어질까봐 적극 대응도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소문의 유포자나 생산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는 등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