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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이 감소하고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리면서 시중자금의 단기화현상도 점차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시장성예금 잔액은 지난 3일 현재 103조102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1조4269억원이 감소했다.

시장성예금은 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을 묶은 것으로 대개 3개월가량의 단기로 운용되는 자금들이 집중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단기성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통용된다.

시장성예금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은행들의 CD발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은행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면서 은행이 발행한 CD를 사줄 기관들이 사라진 데 이유가 있다. 6개 은행의 CD 발행 잔액은 3일 현재 86조6951억원으로 9월말(86조7981억원)에 비해 한달 사이에 1030억원이 빠졌다.

특판예금에 CD상품을 넣어 팔고 있는 기업은행이 9월말에 비해 8157억원, 하나은행이 2704억원이 증가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의 CD발행 잔액은 일제히 감소했다.

시중자금이 안정성 높은 은행의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는 것도 단기성 자금이 줄어드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시장성예금은 줄었지만 지난달 이들 6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3조원 이상이 증가하면서 고금리 특판 예금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성예금이 줄었지만 아직까지는 자금운용을 중장기로 돌린다는 뚜렷한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이 나오면서 창구에서 통장식 CD를 구매했던 고객들이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또 다른 자금담당자는 “지난달 단기 대기성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6조2000억원이 몰렸지만 이는 곧바로 돈을 굴려야 하는 법인자금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개인들의 자금은 안정성향의 정기예금으로 몰리면서 단기화 현상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